미국 생활

제목오레곤 트레일 횡단기 (2)2025-11-19 17:45
작성자 Level 10

#2: RV가 있는 미시건 주를 향해

아침에 일어나보니 계속 비가 오고 있었다. 첫날에는 시간이 촉박해서 손을 못대고 있었던 전화기 거치대를 꺼냈다. 집에서 출발하기 전에 몇 가지 안전장치들을 연구하고 준비해서 가지고 왔다. 트레일러를 붙이고 나면 뒤쪽 시야가 없기 때문에  태양광으로 작동하고 무선으로 비디오 시그널을 볼 수 있는 장비와 대시 보드에 여러 거치대를 설치할 수 있는 마운트 등이었다. 그런데 자동차 모델이 좀 달라서 크기가 잘 안 맞았다. 설치는 좀 뒤로 미루기로  하고 이영범 목사님이 목회하시는 네쉬빌 위의 클락스빌로 떠나려고 하는데 김안호 목사님 부부가 2시간 길을 대신 운전해주시겠다고 제안해주셨다. 앞으로도 지겹개 운전할거니까 조금이라도 쉬라는 거였다. 참고로 미국 중부의 도시들 이름 중에는 ‘빌’(ville)로 끝나는 게 아주 많았다. 빌리지라는 뜻일텐데 내가 듣기에는 전부 빌빌거리는 것 같았다. 

감사하게도 빗길을 재미있게 이야기하며 시골길로 2시간 오니까 어느새 이영범 목사님이 사시는 집에 도착했다. 새로 사신 집인데 아주 널직하고 깨끗했다. 이 집 외동딸 죠이가 포틀랜드 Reed College에서 유학 중이고 우리 교회를 출석 중이라 교인 부모님댁을 심방한 셈이다. 거나한 아침식사를 대접받고 이수정 사모님이 발이발이 싸주신 음식들을 받아서 헤어졌다. 백밀러로 보니까 멀리 손을 흔들고 계셨다. 매년 컨퍼런스에서 만나는 분들이지만 이렇게 집을 방문해서 만나고 헤어지자니 서운했다. 한인들이 많이 없는 곳에서 영홍구원 목회에 헌신하시는 목사님들과 사모님들을 뒤로 하고 출발하는데 마음이 짠했다.

인근의 한인 마트에서 앞으로 필요한 식료품과 집기 등을 몇 개 구입해서 테네시주 위의 인디애나 주를 향애 북쪽으로 올라갔다. 가까운 홈디포에서 간단한 툴을 사서 드디어 거치대를 대시보드에 설치했다. 전화기가 고정되니 한층 안정감이 있었다. 나의 철저한 준비성에 아내는 나를 기계충이로 놀리면서도 한편 안심하고 존경하는 눈치였다. 이영범 목사님이 직접 쌌다는 퓨전 감밥은 차에서 먹는데 은근하 맛있었다. 인디애나 주에 들어서서 Evansville이란 도시에 들어가서 RV에서 덮을 이불 등 가재도구를 샀다. 단 3일을 살더라도 필요한 것이 많았다. 개스를 넣는데 갤런 당 $2.50이라 기분이 좋았다. 개스비만 생각하면 그 동내 살고 싶었다. 

인디애나 주의 주도 인디애나 폴리스에서 저녁을 먹고 예약해놓는 숙소를 향해 밤 길을 달렸다. 둘째날 묵을 숙소는  인디애나 주의 북쪽 끝에 있는 Elkhart였는데, 미시간 주와 접경하고 있어서 RV를 구입한 미시간 주의 Jones까지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위였다. 셋째날 일정을 위해 아침 일찍 예약을 해 놓았기 때문에 힘들어도 최대한 올라간 거였다. 드디어 내일 아침에는 이번 여행의 목적인 내가 살 집 RV를 픽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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