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활

제목오레곤 트레일 횡단기 (3)2025-11-19 17:46
작성자 Level 10

#3: 긴장된 첫 운행

아침 일찍 눈을 떴는데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트레일러를 붙이고 첫 운행을 하는데 비가 오면 곤란하기에 일기예보를 확인하니 다행히 1시간 후에 비가 그친다. RV 딜러의 위치는 미리 위성지도로 스트릿 뷰를 확인해보았기 때문에눈에 익었고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직원들은 친절했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주디는 혹시 중남부를 여행하면서 동양인 부부인 우리가 인종차별을 받고 위험해지면 어떻게 할까 걱정이 많았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 지역 사람들도 아시안에 대해서 매우 친절했다. 

드디어 거라지에서 출고를 기다리고 있는  Jayco사의 Jay flight 34RSBS RV를 보았다. 사진으로 여러차례 보았었지만 막상 실물을 보니 엄청나게 무겁고 커 보였다. 순간 겁이 덜컥 나면서 ‘이걸 끌고 오레곤까지 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원들도 서부 오레곤까지 끌고 간다고 하니까 모두 싴기하다는 듯이 웃었다. 정비담당 할아버지가 친절하게 장미 사용법 설명해주셨다. 미리 유튜브로 동일 기종에 대해 연구를 해가지고 갔기 때문애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금방 이해가 되었다. 트레일러가 좌우로 흔들려서 전복되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천 불을 추가로 지불하고 sway control/ weight distribution hitch를 주문했는데 출발하기 전에 설치를 해주었다. 그리고 travel trailer를 연결해서 드디어 출발했다.

이렇게 크고 무거운 트레일러를 토잉하는 것이 처음이라 상당히 긴장이 되었다. 여행이 아니라 운송 미션이었다. 특히 우회전 할 때 크게 회전하는데 신경을 썼다. 또 개스 소비가 많기 때문에 자주 주유를 해야하는데 일반 주유소는 너무 비좁고 트럭 stop을 주로 이용해야만 했다. 가능하면 후진하지 않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곳을 찾기로 했다. 첫 날 쿡을 RV park는 미주리주의 Hannibal이었다. 미시간주를 떠나 일리노이주를 통과하는데 시카고 외곽인데도 상당히 교통이 복잡한데다 도로공사까지 많아서 길이 좁았다. 간신히 외곽으로 멋어났는데 폭우가 쏟아지고 토네이도 경보까지 울렸다. 

첫 날 캠핑 장소인 한니발에 도착했다. 미시시피 강변의 작은 마을인 이곳은 마크 트웨인의 고향이며, 그의 소설  ‘톰 소요의 모험’의 실제적인 배경이 되는 곳이다.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면 박물관도 들러서 Norman Rockwell 의 미술 원본도 구경하고 소설에 등장하는 동굴도 보고 싶었지만 토요일까지 집에 도착하기 위해서 잠만 자고 와야했다. 그런데 RV에서의 첫날 밤이 순조롭지는 못했다.

유튜브에서 미리 보고 숙지해놓았던 데로 상하수도를 연결하고 전기를 훜업했더니 대부분의 장비가 작동했다. 문제는 침실에서 잠을 자려고 하는데 이상한 악취가 나는 거였다. 아내는 전 주인이 분명 고양이를 기른 것 같다고 한다. 아무래도 침실 밑에 있는 오물탱크에서 올라오는 냄새 같았다. RV가 2023년도 모델로 비교적 깨끗했지만 딜러에서  blackwater(오수) tank까지 미리 청소해놓지는 않았던 것 같았다. 이런 사례는 RV사용자들에게 흔히 있는 일이라서 탱크애 넣는 테블릿 소독약이 사올까 하다가 안 샀는데 후회가 되었다. 할 수 없이 거실의 소파에서 나오는 침대를 펴고 불편한 잠을 청했다. 그래도 무사히 첫 날 운행을 마쳐서 안도감이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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